조선 후기에 제작된 『지승』에 수록된 기장현 지도.

『지승(地乘)』은 군사 요지인 일부의 관방처(關防處)[국경을 지키는 곳]와 전국의 군현을 그린 지도로, 총 6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책의 크기는 세로×가로가 27.0×19.0㎝이다. 1책에는 경기도, 2책에는 충청도, 3책에는 경상도, 4책에는 전라도, 5책에는 평안도와 황해도, 6책에는 함경도와 강원도가 수록되어 있다. 『지승(地乘)』 「기장현 지도(機張縣地圖)」는 다른 군현 지도와 마찬가지로 도로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등급은 표현되어 있지 않으며 비교적 거칠게 표시되어 있다. 도로의 경로는 남문으로부터 서로는 해운대, 북으로 상서면, 하서면을 거쳐 영남 대로로 연결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동남부는 바다를 청색으로 표현하였으며, 일부 지도에서 나타나는 파도 무늬는 묘사되어 있지 않다. 지도의 아래에는 ‘죽도(竹島)’가 표시되어 있다. 산줄기는 달음산에서 고을의 진산인 탄산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남쪽으로 이어지면서 성곽의 북문을 돌아 성곽을 에워싸는 형국으로 묘사되어 있다. 산지는 녹색으로, 면 지명은 붉은색 사각형에 표현되어 있다. 내륙에서 발원한 작은 하천들이 일부는 서쪽의 동래부 수영강으로 흘러 들어가며 다른 하천들은 동남쪽으로 흘러 바다로 유입한다.

『지승』 「기장현 지도」의 도로에 표시된 내용은 『해동 지도(海東地圖)』와 유사하다. 읍성은 실제보다 매우 과장되게 그려져 있다. 두모포가 동래부로 이설한 내용이 주기로 수록되어 있는 것 등은 다른 회화식 지도와 유사하다. 제작 연대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776년에 이성(尼城)과 초산(楚山)으로 명칭이 변경된 충청도의 이산(尼山)과 평안도의 이산(理山)이 변경된 이후의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어 빨라도 1776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지승』 「기장현 지도」는 조선 후기 군현 지도의 발달과 함께 당시 기장현의 지리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