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부산 지역에서 일어난 6월 민주 항쟁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민주 열사.

본관은 하빈. 이태춘(李泰春)은 1960년 2월 7일 경상남도 거창군 마리면 월하 마을에서 아버지 이정석과 어머니 박영옥의 2남 2녀 중 큰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이정석이 일찍부터 가톨릭에 입교하여 이태춘은 출생 전에 유아 영세를 받은 가톨릭교도였다. 6월 민주 항쟁 당시에도 이태춘은 범일성당 신도였다.

이태춘이 부산으로 이주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70년이었다. 이태춘의 부모는 거창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천4동[신암]으로 이주하였다. 이태춘은 거창에 있는 마리초등학교 4학년을 다니다가 부산 신암초등학교로 전학하였다. 이후 1973년 동의중학교, 1976년 금성고등학교, 1979년 동아대학교에 입학하였다.

1986년 동아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태춘은 이듬해 3월까지 주식회사 화승에 근무하다가, 1987년 3월 이후 태광고무(주) 무역부에서 사무직 노동자로 근무하였다. 이태춘은 재학 시절 학생 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으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6월 민주 항쟁 이전에 이태춘은 전두환(全斗煥) 정권의 폭정에 분노하고 있었으며, 항쟁이 시작되자 퇴근 후 매일같이 시위에 참여하여 최루탄 가루를 뒤집어쓴 채 집에 오곤 하였다.

1987년 6월 18일 저녁 이태춘은 가두시위에 참여했다가, 좌천동 고가도로[일명 오버브릿지] 위에서 경찰이 무차별 난사하는 다연발탄과 직격탄을 맞고 다리 위에서 추락하였다. 시민 4명이 최루탄을 뒤집어쓴 채 쓰러진 그를 발견하여 지나가는 승용차에 태워 대연동 재해병원으로 이송하였다. 그러나 재해병원의 시설 미비로 다시 밤 12시경 이태춘은 봉생병원으로 옮겨져 신경외과 김호경 과장의 집도하에 뇌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6월 24일 오후 8시 40분경 사망하였다.

묘소는 경상남도 양산시에 있는 양산 가톨릭 공원묘지에 있다.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 명예 회복과 보상을 신청하여 2002년 11월 28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2000년부터 부산 민주 공원에서 매년 6월 민주 항쟁 기념일에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으며, 2007년 6월 24일 부산 민주 공원에 추모비를 건립하였고, 모교인 동아대학교에도 추모비를 세웠다. 동아대학교 하단캠퍼스의 벽면에 그려진 벽화에도 이태춘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