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으로 초대 부산 시장을 지낸 관료.

본관은 남원(南原). 아버지는 양덕유(梁德有)이고 어머니는 한모악(韓母岳)이다. 셋째 누나 양한나(梁漢那)는 상해 임시 정부에서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와 함께 활동하였고, 해방 후 부산YMCA를 창설하였다. 동생 양봉옥도 제8대, 제9대 YWCA 회장을 역임하였다.

양성봉(梁聖奉)[1900~1963]은 1900년 현 부산광역시 동구 좌천동 224번지에서 10녀 1남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양덕유는 비교적 일찍 기독교를 받아들여 1901년 세례를 받았고, 어머니도 교회연합회 회장과 경남여전도회연합회 회장을 지내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따라서 양성봉은 근대 문물에 매우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였다. 1904년(고종 41) 11월 30일 아버지를 따라 하와이로 이민을 갔다가 2년 후 부산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 부산진보통학교[현 부산진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공립상업학교[현 개성고등학교]에 진학하여 1917년 졸업하였다. 부산공립상업학교 졸업 후 부산철도국 서무과에 입사하였고, 이듬해 울산군 서생면에서 교사가 되었다. 3·1 만세 운동에 참가하였다가 체포되어 복역하기도 하였다.

출소 후 부산으로 돌아온 양성봉은 미국인 선교사 출신으로, 둘째 누나 양유식과 재혼한 어을빈(魚乙彬)[영어 이름 Charles Irvin]의 제약 회사에서 일하며 부산진교회 어린이 주일학교 교장으로 봉사하였다. 그 무렵 부산진일신여학교 제5회 졸업생인 문복숙(文福淑)과 혼인하였다. 1926년 주기철(朱基徹) 목사가 담임하던 초량교회로 옮겨 활동하였다. 1934년에 어을빈이 운영하는 제약 회사의 지배인이 되었고, 이듬해 어을빈이 사망하자 회사 경영을 맡았다. 1941년 태평양 전쟁 발발 후 상해 임시 정부에서 독립 운동을 하던 셋째 누나 양한나와 관련되어 일제의 사찰 대상이 되었고, 투옥을 당하기도 하였다. 1942년에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동래 반여리로 이사하였다.

1945년 8월 17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 경상남도지부 발기 총회에 참여하고, 문화 외교부장을 맡아 활동하였다. 미군정의 추천으로 1945년 10월 10일 부산부 총무과장에 임명되었다가 11월 26일 부시장이 되었다. 1946년 1월 24일부터 미군정이 끝난 후인 1948년 11월 6일까지 부산 시장[부산 부윤]을 지냈다. 1949년 6월 17일~11월 15일 강원도 지사, 1949년 12월~1953년 10월 제4대 경상남도 지사, 1953년 10월~1954년 5월 농림부 장관을 역임하였고, 1963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