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에 있었던 자연 마을.

마을이 백양산 주지봉의 남쪽 산줄기 아래에 있어, 남산이라는 지명이 생겼고, 남산과 구포에서 동래로 가려면 넘어가는 만덕 고개 입구에 쉬어 가던 정자나무가 있어 정(亭) 자를 붙여 남산정(南山亭) 마을로 불렀다. 정자나무는 500여 년 된 미루나무였는데, 1959년 태풍 사라호 때 쓰러져 없어졌다.

남산정 마을의 형성 시기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남산정에서 기와골[만덕사 터의 기와 흙을 파내었다고 붙여진 이름]에 사람이 가장 먼저 들어와 살았다고 전한다. 기와골 인근에서 2,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미루어 오랜 거주 역사를 추정할 수 있다. 마을이 속한 지역은 1906년 양산군 좌이면에서 동래군 좌이면 당동리 으로 개편되었다가 1910년 부산부에 편입되었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으로 동래군 구포면 덕천리가 되었다. 1943년 구포면이 구포읍으로 승격되었다. 1963년 부산직할시에 편입되면서 부산진구 구포출장소 덕천동이 되었다. 1975년 시 직할 북부출장소에 편입되었고, 1978년 북부출장소가 북구로 승격되었다. 1983년 10월 덕천동이 덕천 1동, 덕천 2동으로 분동되었고, 1992년 9월 덕천 1동이 덕천 1동, 덕천 3동으로 분동되었다. 1995년 부산직할시가 부산광역시로 승격하면서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 남산정 마을이 되었다.

남산정 마을은 북쪽으로 금정산, 남쪽으로 백양산이 있으며, 북구에서 동래로 넘어가는 만덕 고개 입구 쪽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앞으로 금정산 상계봉에서 발원한 만덕천이 흘러내려 덕천천에 합류한다. 만덕천과 덕천천 주변의 평지는 농경지로 이용되었다.

남산정 마을은 현재의 남산정 요양병원 일대에서 도시 철도 3호선 남산정역 부근과 남쪽 기와골 일대까지 걸쳐 있던 자연 마을이었다. 현재 도시화로 인하여 덕천천 옆에 있던 농지에는 1980년대 초 시영 아파트 단지가, 남산 쪽으로는 주택 단지와 기와골 쪽으로는 도개공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옛 마을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이 지역에는 남산정 사회 복지관, 남산정 요양병원, 덕천 양수장, 덕천제일교회 등이 있다. 또한 남해 고속 도로 진입 도로와 만덕 터널로 이어지는 만덕로, 신만덕으로 가는 만덕 3로가 교차하고, 도시 철도 3호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도시 철도 3호선 남산역이 옛 마을 위치와 지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