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서구 충무동 1가에 있는 충무동 새벽 시장 내에 형성된 여인숙 밀집 지역.

충무동 새벽 시장에 위치한 여인숙 골목은 일제 강점기부터 8·15 광복, 6·25 전쟁, 산업화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형성되었다. 배를 타기 위해 멀리 고향을 떠나온 선원들이 모두 여인숙 골목으로 찾아들었다. 돈을 벌기 위해 배에 몸을 실은 그들의 치열한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 바로 충무동 여인숙 골목이다.

충무동 여인숙 골목이 어떻게 건립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주민들과 관련 인사들의 증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선원들의 숙박 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 1930년부터 1940년까지 자갈치 일대가 매축되면서[남빈 매축 공사] 이 지역은 하양장[荷揚場, 배에서 화물을 내리는 장소]과 물량장[物揚場, 수심 4.5m 이하의 어선과 같은 소형 선박을 위한 소형 부두]으로 크게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다. 당시는 물량장 주위가 일본인들 중심의 상권으로 형성되었다. 이후 8·15 광복과 더불어 지역의 상권은 귀환한 동포들과 기존의 거류민들이 난전의 형태로 이끌어 나갔다. 생선 따위의 어류를 주로 취급했기에 선원들이 많이 필요했고 이들의 숙박 시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여인숙 골목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둘째, 마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좁은 숙박 시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대의 장소가 마장으로 사용되었고, 마장이 사라진 이후에 숙박 시설이 들어섰다고 추정할 수 있다.

충무동 여인숙 골목은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남빈 매축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6·25 전쟁으로 피난 온 피난민들, 나아가 산업화 시기 유입된 많은 사람들이 선원 일에 종사하였다. 이에 따라 충무동 여인숙 골목의 여인숙 수도 늘었고,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충무동 여인숙 골목에 위치한 여인숙들은 대체로 40년~50년 전에 지어진 것들로,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대체로 충무동 해안 시장과 충무동 새벽 시장을 모두 포함하지만, 정확하게 충무동 여인숙 골목은 충무동 해안 시장이 아닌 충무동 새벽 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다. 충무동 여인숙 골목의 규모는 길이가 약 30~40m, 폭이 약 3m 정도이다. 충무동 여인숙 골목의 양옆으로 15개가량의 여인숙들이 마주 보고 있다. 각 여인숙 문 앞에는 고향에서나 볼 수 있는 화분 속 풀꽃들이 앞다퉈 피어 있어, 그나마 뱃사람들의 향수병을 달래주기도 한다. 골목 양 옆의 사이사이로 또 다시 작은 골목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안쪽에도 몇 개의 여인숙들이 위치해 있다.

중심이 되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마치 정사각형의 미로 같은 형태로 여인숙촌이 형성되어 있다. 한편 충무동 여인숙 골목에는 여인숙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료품점, 옷 가게, 만물상 등도 있다. 방 크기는 6.6~9.9㎡ 정도이며, 방 안에는 TV와 선풍기가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고 에어컨이 설치된 방도 몇 개 있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전에는 2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공동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부산광역시 서구청에 등록되어 있는 여인숙은 31개이며, 이 중 21개 업소가 충무동 여인숙 골목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10개의 여인숙과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여인숙들은 충무동 해안 시장과 충무동 새벽 시장, 자갈치 시장 부근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장기 투숙하는 많은 선원들이 이곳 충무동 여인숙 골목과 여인숙촌을 여전히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