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 동서대학교 입구에 있는 샘.

냉정 고개를 왕래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갈증을 풀어주는 차고 맑은 물이라 하여 냉정(冷井)이 되었다고 한다. 냉정 우물, 냉정 샘터로도 불린다.

냉정은 가야에서 주례로 넘어오는 엄광산 산등성이의 고개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자연 샘이다. 옛날부터 이 샘물은 맑을 뿐만 아니라 타는 갈증을 해갈시키는 청량수로 유명하였으며, 주민들의 생활용수뿐 아니라, 냉정 고개를 왕래하는 행인들의 음용수로 이용되었다. 특히 부산장(釜山場), 읍내장(邑內場), 좌수영장(左水營場), 독지장(禿旨場), 하단장(下端場), 김해 진영장(進永場)을 왕래하던 장사꾼들에게는 냉정 우물이 물 좋은 샘물로 널리 알려져 왔다.

냉정의 남쪽으로는 승학산(乘鶴山), 북쪽으로는 백양산(白楊山), 서쪽으로는 백양산 줄기에서 이어진 냉정 고개가 있고, 동쪽으로는 냉정 마을이 있었다. 냉정 고개는 주례동과 개금동 사이에 있으며, 본래는 백양산과 엄광산(嚴光山)이 이어진 가파른 고개였으나, 경부선의 부설과 가야로의 확장으로 착평되어 현재는 평지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냉정은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 185번지에 위치해 있다. 사상구의 명소 중 하나로 2000년 1차 정비 사업 이후 2차로 2006년에 샘터를 대대적으로 보수, 정비하고 정화 사업을 펼쳐 깨끗이 단장하였다. 근처에 ‘냉정 샘’이라고 쓴 비석이 서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냉정 보존회(保存會)를 구성해 냉정 우물은 물론 냉정 당산까지 관리하고 있다. 냉정은 외형적으로 관리가 잘 되고 있으나, 현재는 도시 개발로 주변에 동서대학교 등 학교와 주택 단지가 들어서 지하수가 오염되어 물맛이 달라졌다고 한다.

『택리지(擇里志)』[1714]에 조선 13도 중 물이 청랭하고 감미로운 곳이 3~4개소가 있는데 냉정동의 물맛이 천하일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徳川幕府] 시대에 지방 제후들이 다도(茶道)에 심취하여 다용수(茶用水)를 조선에까지 와서 구해갔다고 하는데, 이 다용수가 냉정 샘물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현재는 물의 성분이 달라져 정화 사업을 하였지만 식수로 이용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빨래터로만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