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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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ID GC04213597
한자 山腹道路
영어의미역 Sanbok Road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일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동구·중구·서구·사하구·사상구의 원도심 부근 산지를 따라 조성된 도로.

[조성 배경]
산복 도로(山腹道路)는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산[山]의 중턱[腹]을 지나는 도로를 뜻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경사지까지 개발이 이루어지며 가장 위쪽에 자리한 도로를 의미한다.

부산의 산복 도로는 부산의 원도심과 개항기부터 시작된 이방인이 모여든 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하는 공간이다. 산지가 많고 평지가 좁은 부산, 특히 원도심 지역은 해안까지 산지가 발달해 있고, 매축(埋築)으로 형성된 토지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인의 구역으로 개발되었다. 때문에 개항기를 거치며 부두 노동자로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외지인들은 경사진 산지를 따라 올라가며 무허가 판자촌을 짓고 정착하게 되었다.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며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은 기존 정착지에서 더 위쪽 산지까지 영세한 판자촌 마을을 형성하며, 도심부 부근에 몰려들어 부두 노동자로 도심부 시장의 일꾼으로 생계를 유지하였다. 6·25 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로 인해 몰려든 가난한 이농 인구가 산동네의 정착민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평지가 좁은 부산 도심부로 유입된 대규모의 외지인들에 의해 도시 난개발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공간이 부산의 산동네이다. 이 산동네를 연결하는 도로가 산복 도로인데,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는 주도로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또는 산 위의 마을까지 연결되는 통로로 산복 도로가 형성되지만, 부산에서는 산복 도로가 금정 산맥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독특한 형태로 발달해 있다. 산동네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산복 도로는 부산의 도시 공간을 산복 도로 위와 아래로 수직적 형태로 구획하고 있다.

[변천]
산동네들을 연결하는 산복 도로는 1964년 현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에서 처음으로 개통되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며, 산 위 마을까지 다니는 노선버스가 생겨나고 산복 도로는 산동네 곳곳을 가로지르며 산 위 주거지와 산 아래 생산 활동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어 마을을 변화시키게 되었다. 사람들은 가파른 길을 달리는 대형 버스에 몸을 싣고 산 아래 일터로 향했다가 다시 산 위의 집으로 돌아왔다. 산복 도로로 대중교통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대중교통이 산동네까지 등장하며, 산복 도로 아래는 더 이상 산동네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 반듯한 집과 건물로 대체되며, 산복 도로는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경계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대형 버스까지도 내달리는 산복 도로가 부산광역시 동구·중구·서구·사하구까지 이어지며 지역을 변화시키고 점차 산복 도로 위로 새로운 산복 도로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현황]
부산의 산복 도로는 2012년 12월 말 기준으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동구·중구·서구·사하구·사상구를 기준으로 총 2만 2,229m이다. 이 지역 외에도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산 기슭, 금정구 금정산 기슭에도 산복 도로가 있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산 기슭의 산동네는 개항 이후부터 형성되어 비슷한 발달 과정을 보였지만 원도심 산복 도로와는 단절성이 있고, 그 외 산복 도로는 원도심 산복 도로와는 발생 과정과 성격에 차이가 있다.

망양로진남로, 엄광로, 천마산 산복 도로, 옥녀봉 산복 도로가 부산의 대표적인 원도심 산복 도로이다. 망양로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 중구 보수동, 대청동, 영주동, 동구 초량동, 수정동, 좌천동, 범일동, 부산진구 범천동에 이르는 도로로 길이 약 10㎞에 폭 12~15m에 달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 도로 중 하나로 부산항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진남로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 터널 위에서 연제구 연산전화국 앞까지의 구간으로 길이 3,682m에 폭 12m 가량이다. 엄광로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개금 사거리에서 동구 범일동 3-103번지까지로 길이 5,125m에 폭 12~20m의 도로이다. 천마산 산복 도로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 산96-2번지에서 감천동 산123번지까지의 길이 1,872m에 폭 10m의 도로이다.

옥녀봉 산복 도로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 산1-2번지에서 감천동 산12-278번지까지의 길이 1,300m에 폭 6m의 도로이다. 엄궁 산복 도로는 부산광역시 사상구 엄궁동 566-8번지에서 엄궁동 688-4번지까지의 길이 2,100m에 폭 15~20m에 달하는 도로이다. 이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 도로를 따라서는 오래되고 작은 주택들과 좁은 계단 길 등 전형적인 산동네들이 자리하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최근 산복 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원도심 재생 계획이 활발하게 전개되며, 고지대 주민의 생활 불편 해소와 새로운 관광 자원 개발 사업의 하나로 2014년 5월 중구 대청동 4가 부산디지털고등학교 옆 약 80m의 가파른 계단 길에 전국 최초로 주민 복지형 8인승짜리 모노레일이 설치된다. 또한 산복 도로 미니 투어 버스 운영 시범 사업과 산복 도로 주변 지역의 재개발 지구 지정 등으로 부산의 산복 도로는 개발의 대상인 동시에 부산다움을 상징하는 보존 지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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