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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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ID GC04217180
한자 曲藝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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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국명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황순원(黃順元)[1915. 3. 26~2000. 9. 14]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15년 3월 26일연표보기 - 황순원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2000년 9월 14일연표보기 - 황순원 사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51년연표보기 - 『문예』 5월 호에 발표
    편찬|간행 시기/일시 1952년연표보기 - 『곡예사』에 수록
    편찬|간행 시기/일시 1981년연표보기 - 『황순원 전집』 2권에 수록
    배경 지역 경남중학교 - 부산광역시 서구 까치고개로 229-7[토성동 3가 12]지도보기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146
    배경 지역 국제 시장 -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 4가지도보기
[정의]
부산 지역으로 피란하였던 경험을 살려 소설가 황순원이 1951년에 창작하여 『문예』에 발표한 현대 소설.

[개설]
황순원(黃順元)[1915. 3. 26~2000. 9. 14]은 평안남도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 1175번지에서 태어났다. 평양 숭실중학교 시절에 이미 신예 시인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1934년에 일본 도쿄[東京]로 건너간 황순원은 극예술 단체인 ‘동경학생예술좌’ 창립에 참여하고 첫 시집 『방가』를 간행하였다. 와세다대학 문학부 영문과를 졸업을 한 이듬해인 1940년에 『황순원 단편집』이 한성도서에서 간행되었고, 해방 후 월남하여 교사로 재직한 바 있다.

황순원은 1·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란하였던 경험을 살려 「곡예사」와 「아이들」, 「메리 크리스마스」, 「어둠 속에 찍힌 판화」 등을 발표하였다. 「별」, 「목넘이 마을의 개」, 「독 짓는 늙은이」, 「소나기」, 「학」 등의 단편은 생의 비애를 서정적인 방식으로 뛰어넘고자 하였고, 장편 소설 『일월』과 『움직이는 성』, 『신들의 주사위』 등은 한국인의 근원을 탐색하고 휴머니즘적 토대 위에서 인간의 본성을 옹호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장편 소설 『카인의 후예』와 『나무들 비탈에서 서다』 등은 분단이라는 민족적 비극의 역사적 근원을 추적하고, 전쟁의 무참한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상처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 준 작품으로 평가된다. 경희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기도 한 황순원은 1955년에 『카인의 후예』로 아세아 자유 문학상을, 1961년에 『나무들 비탈에 서다』로 예술원상을, 1983년에 『신들의 주사위』로 대한민국 문학상을 받았으며, 1987년에는 제1회 인촌상 문학 부문을 수상하였다.

「곡예사」는 1951년에 『문예』지 5월 호에서 발표하였다. 1952년에 명세당에서 『곡예사』로 출간되었으며, 1981년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한 『황순원 전집』 2권에도 수록되어 있다.

[구성]
「곡예사」는 6·25 전쟁 당시 대구와 부산 등의 피란지에서 황순원이 겪은 피란 체험을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야기는 대구의 변호사 집 헛간에서 겪게 되는 수모와 부산의 변호사 집에서 겪는 멸시를 주축으로 구성되며, 지상의 방 한 칸을 구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의 천진성에서 미래의 희망을 엿보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황순원의 다른 작품들이 대체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쟁의 참화를 관찰한 것과 달리, 자전적인 성격을 드러낸 「곡예사」는 피란지의 원주민들이 피란민에게 드러내는 비정하고 천박한 태도에 강력한 분노와 증오를 드러낸다.

[내용]
서울을 떠난 나의 가족들은 대구의 변호사 댁 헛간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뜰 구석에 거적닢 변소까지 만들어 생활한다. 그러나 큰 저택의 변호사 가족은 ‘사람의 행실을 해야 사람이 아니냐’며 모멸감을 안겨 주면서 연탄을 들여야 한다는 이유로 헛간을 비워 달라고 요구한다. 피란민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의 그늘 없는 일상과 매몰찬 인정에 나는 노여운 감정을 갖지만, 어쩔 수 없이 처제네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처제가 살고 있는 변호사 집도 식모를 두어야 한다는 이유로 집주인은 방을 비워 달라고 독촉한다. 노골적인 이해타산으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변호사 영감과 물리적 폭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변호사의 젊은 아들 앞에서 나는 무기력한 가장일 뿐임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인간이 아니라는 낙인과 멸시의 눈초리에 굴욕과 증오의 감정을 갖는다.

가족들은 처제네와 부모 집, 외가 등으로 분산하여 숙박하고, 아내는 국제 시장에서 옷가지 장사에 나서며, 어린 자식들은 서면 등지에서 몇 센트의 군표를 얻기 위해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나는 자신과 가족들이 삶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피에로, 재주를 부리는 곡예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지만, 죽지 않기 위해 재주를 부리는 삶의 비참을 해학적으로 수용하고 어린 자식들의 순진성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타진한다.

[특징]
「곡예사」의 특징은 첫째, 피란지 공간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장소의 미시적인 요소까지 담아낸 데 있다. 남포동, 부민동과 아내가 좌판을 펼치고 있는 국제 시장, 아이들이 장사하는 서면뿐 아니라 부성교, 동아 극장, 보수 공원, 경남중학 등 피란지라는 미시 공간은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결합하여 지리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두 번째 특징은 가족의 직접적 피란 경험을 통해 전쟁을 일상의 연장으로 파악한다는 데 있다. 「아이들」과 「메리 크리스마스」, 「어둠 속에 찍힌 판화」 등도 대구와 부산에서 겪는 가족의 피란 체험을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체험 속에서 전쟁은 살육과 선혈이 채워진 공포의 시간만이 아니라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상적 삶의 연장에 있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의의와 평가]
전쟁의 폭력성과 분단의 비극을 역사적인 관점과 맥락에서 다룬 장편 소설과 달리, 「곡예사」는 가족의 피란 체험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경험한다. 전쟁이 전선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하루하루의 구복을 염려해야 하는 피란 생활 또한 전쟁과 다를 바 없다. 심지어 「곡예사」에는 피란지 부산에서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는 땅끝 의식조차 없다. 이들 가족에게 전쟁은 포격이나 끔찍한 살상으로만 감각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니 먹어야 하고 먹었으니 배설해야 하며 잠들 거처가 필요하다는 것, 달리 말해 전쟁은 일상적 삶의 폐기가 아니라 지속이라는 것이다.

이런 절박한 일상의 경험이 어린아이들이라고 비켜 가는 것은 아니다. 성인의 경험과 아이들의 경험이 다르지 않을 때, 아이들은 훌쩍 어른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해 어린 소년들은 심지어 지랄병 연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곡예사」에서 아이들이 영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아이다운 천진성을 신뢰함으로써 미래의 희망을 기대하며, 그렇기 때문에 「곡예사」는 성인의 자기모멸이나 쓰디쓴 환멸 체험에 매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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