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 실상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부처님의 정법을 수호하는 신중(神衆)을 그린 불화.

「신중도(神衆圖)」는 의식도량(儀式道場)을 청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찰 및 전각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탱화로 조선 후기에 신중신앙의 성행과 함께 유행하였다. 실상사 신중도(實相寺 神衆圖)는 제석과 천룡부로 구성된 제석천룡도로 화면 하단에 적힌 묵서 화기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통도사와 범어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금어(金魚) 완호(玩虎)와 덕문(德文)이 1929년에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실상사 신중도는 본지의 크기가 가로 78.0㎝, 세로 98.0㎝이고, 화면의 크기는 가로 69.5㎝, 세로 89.8㎝이며, 화면 하단 중앙에 있는 화기란의 크기는 가로 19.3㎝, 세로 4.4㎝이다.

이 불화는 제석과 천룡부로 구성된 제석천룡도(帝釋天龍圖)로 화면 상단의 제석천(帝釋天)과 위태천(韋駄天)을 중심으로 13위의 신들을 묘사한 소규모의 불화이다.

화면은 크게 상단과 하단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화면 상단의 향우측에 황색의 두광(頭光)을 갖추고 붉은색 상의 위에 황색 화문(花紋)이 장식된 녹색 천의를 걸친 제석천을 그렸고, 그 옆에 녹색 두광에 봉익관(鳳翼冠)을 쓴 위태천이 갑옷을 입고 삼고저(三鈷杵)를 잡은 모습으로 나란히 묘사되어 있다.

모두 상반신만 표현하였는데, 그 좌우에는 천녀(天女)와 천동(天童) 등의 권속을 배치하였다.

채색은 전반적으로 붉은색과 녹색이 주로 사용되었고, 부분적으로 청색, 황색, 백색이 가미되었다.

실상사 신중도는 천부의 제석천, 천룡부의 위태천과 권속들을 표현한 불화로서, 안정된 화면 구성과 인물 묘사, 복식 위에 시문된 장식성이 강한 다양한 문양 등이 특징적이다. 또한 전통적인 도상과 화풍을 잘 표현하고 있다.

화면 하단에 적힌 묵서 화기를 통해 일제 강점기에 통도사와 범어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금어 완호와 덕문이 1929년에 제작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실상사 신중도는 제작연대가 확실하며 20세기 전반 신중도 중에서도 전통 도상과 화풍을 잘 표현한 작품일 뿐만 아니라 특히, 범어사를 중심으로 뚜렷한 화적을 남긴 금어 완호와 중요무형문화재 단청장 초대 보유자인 월주 덕문이 공동 제작한 그림으로 신중도 연구에 있어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2015년 3월 18일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83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로 재지정되었다.